본문 바로가기
  • 남전과 함께
세상얘기

[스크랩] 나는 밤마다 허물을 벗는다/소야 신천희

by 남전 南田 2011. 12. 12.

 

 

나는 밤마다 허물을 벗는다

                         소야 신천희

 

“바르게 살자! 이 말이 어릴 때 짝꿍 얼굴처럼 왜 불쑥 떠오른 것일까?

그것도 어느 지역 청년회의소 회원들이 돌에 새겨놓은 글자체로 말이다.

무의식이 단속 중에 나의 흐트러진 모습을 적발한 모양이다.

 

학교 다닐 때 책가방에 만화책을 넣고 가다 교문 앞에서 훈육주임한테 적

발된 것처럼 제대로 걸린 것이다. 내가 봐도 요즘 내 모습이 이건 아니다

싶다. 이불에도 上下 표시를 해두고, 모든 게 각이 잡혀야 안심하고 사는

나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런 것에 황당할 정도로 무뎌져 있는 것이 적발된 것이

다. 아차! 싶어 좌복(방석)을 정각으로 바로 잡고 앉아 글을 쓴다. 하지

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도 모르게 좌복의 각이 틀어져 있는 모습을 본다.

 

칼날처럼 깨어있기가 이토록 어려운 것인가? 생활 속에서 수행한다는 것

이 쉽지 않음을 새삼 절감한다. 선방에서의 수행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는 부지기수의 방해 요건을 극복해야

가능한 일이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날마다 허물을 벗는다. 뱀은 허물을 벗지 않으면 성장을 할

수가 없어 죽고 만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날마다 허물을 벗지 않으면 성

장할 수가 없다. 잠을 자기 전에 옷을 벗으니 나도 허물을 벗는다고 우기

는 사람도 있을 테다.

 

그런 외형적인 허물이 아니라 내면적인 허물을 벗어야만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그것은 잠자기 전에 자신의 하루를 살피고 반성하는 일이다. 자

신의 과오에 얼굴을 붉힐 줄 알고 그 과오를 반복하지 않게 다잡는 일이

바로 허물을 벗는 것이다.

 

“一日一省”하고 “一日一善”하라! 이것이 수행자로서의 내 생활 지침

이다. 하루에 한 번만 성찰의 시간을 가져도 자신의 마음을 맑히는데 큰

힘이 된다. 하루에 한 가지씩만 착한 일을 해도 일 년이면 365가지의 착

한 일을 하게 된다.

 

이것이 생활화 되면 적어도 남에게 손가락질 받는 사람은 면할 수 있다.

헌데 이 쉬운 것을 툭하면 잊어먹고는 아차! 하고 사는 것이 바로 이 땡

초다. 한심하지 않은가! 오늘부터라도 다시는 잊지 않게 고드름을 따다

머리뼈에 새겨야겠다.“一日一省”하고 “一日一 善”하라!

출처 : 창녕문협
글쓴이 : 소야 신천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