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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얘기

추억의 글 / 남지 본동 겨울 풍경

by 남전 南田 2021. 1. 31.

서울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온 카톡에

내 고향 남지에 대한 글이 있어 공유했다.  글 쓴이는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1950, 60년대 가난하기만 했던 시절의 얘기라 나이가 지긋한 고향사람인 듯하다.

나도  남지읍 남지리 욱개 본동 사람이라.....

정말 정감 넘친 추억의 한 겨울 일들을 재미있게 써 감동받았다.

예전 남지 본동 풍경(남지대교에서)

지금은 제방이 생기면서 집이 거의 철거되고 조금 남았다.

 

[ 남지본동 겨울풍경 ]

날마다 밤마다 눈이 내릴까
우중충한 밤하늘 쳐다 보면서
까까머리 유년시절 가슴 모은다

귓때기 얼고 볼때기 얼어
동상걸린 발가락 피멍이 들고
그랬거나 말았거나 혹독한 칼바람

강건너 진동마을 마주보는 선창가
지왕담 깊은물도 사정없이 후려치고
밤새도록 울려대는 얼음짱 트는소리
끼이위잉 끼이위잉 ㅡ

덜컹대는 백열등 헐벗은 전봇대
강바람에 못이겨 위윙위웡 울어대고
물동이 질머진 저녁굶은 해삼장수
기어드는 목청에 듣기도 애처롭다

시장통 도단지붕 해성이네 가마떼기
깔고덮고 선잠자는 퉁실한 둑실이
남지사람 웃음주는 남지보야는
소한이 데려갈까 대한이 데려갈까

눈오라고 잠들었다 부시시 눈을뜨니
봉창으로 새어든빛 천장이 훤하다
속옷채로 드르륵 재빨리 문을 열고
마루에 서서보니 천지간에 은빛세상

눈내린 댓돌우 신발덮고 장독덮고
지붕 우 소복소복 탐스러운 함박눈
아이들도 강아지도 즐겁고 신이나서
너도흥얼 나도흥얼 노래를 불러본다.

펄펄 눈이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
하늘 나라 선녀님들이♪
포실포실 하얀솜을♭♪
자꾸자꾸 뿌려줍니다♬
자꾸 ~자꾸 ~♪뿌려 줍니다 ♬

탐욕스런 인간들의 환경오염으로 지구 온난화가 되어 내고향 남지에는 눈이 끊긴지 오래이다. 타향살이 대도시 성냥갑 아파트 아래웃층 근본없는늠 동구중을 이고살며 하늘과는 담 쌓았다. 밤하늘에 총총한 별을이고 대지의 너른 기운과 포실한 강모래와 살아왔던, 엊그저께 강가에서 구멍치기 즐겨하던 아그들이 어느새 고희를 앞두고 말았다. 이제는 갈 수없고 볼 수도 없는 아련한 그때가 떠올라 한잔걸친 끄테 읊었다.

신축년 우리들의 설날에 소처럼 여유 넘치는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친구가 보낸다.
꾸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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