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작가가 <편조왕사 신돈이야기>를 <창녕신문>에 연재하시 시작했다.
처음 이야기로 <신돈과 비슬산 옥천사>를 발표했다.
편조왕사 신돈 이야기(1)
신돈과 비슬산 옥천사
김현우
* 화엄십찰인 창녕 비슬산 옥천사
창녕읍 옥천리의 지금은 폐사(廢寺)가 되어 세인의 기억에서도 잊히고 버려져 버린 옥천사(玉泉寺)는 신돈(辛旽)의 어머니가 그 절의 사비(寺婢)였다고 알려져 있다. 신돈이 성장하고 스님이 되었다는 옥천사는 다음과 같은 기록을 보면 규모가 큰 가람으로 추정된다.
삼국유사에 보면 해동화엄종(海東華嚴宗)의 초조인 의상(義相)이 670년(신라 문무왕 10)에 세웠다는 “화엄십찰(華嚴十刹)” 중에 “비슬산(琵瑟山) 옥천사(玉泉寺)”가 나온다.
‘화엄십찰’은 대체로 9세기 무렵까지 성립되었으며, 최치원(崔致遠)이 찬술한 〈법장화상전法藏和尙傳〉에서도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
공산公山 미리사美理寺· 지리산 화엄사華嚴寺· 북악北岳 부석사浮石寺· 가야산 해인사海印寺· 웅주熊州 보원사普願寺· 계룡산 갑사岬寺· 삭주朔州 화산사華山寺· 금정산金井山 범어사梵魚寺· 비슬산琵瑟山 옥천사玉泉寺· 모산母山 국신사國神寺 등 10개 사잘이다.
위의 사찰들 중 지금 현존하는 화엄사나 범어사 부석사 해인사 등의 규모가 크니 당연히 옥천사도 그에 걸맞은 큰 규모의 사찰이었다고 추정된다.
『동국여지승람』 제27권에 옥천사가 창녕의 화왕산 남쪽에 있는 산에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니 곧 화왕산 줄기 남쪽에 비슬산이란 명산名山을 가리킨다.
비슬산이라면 흔히 현풍의 비슬산을 먼저 떠 올릴 것이지만 창녕에도 높이 717m나 되는 비슬산이 있었다. 곧 높이 757m(북각봉)의 화왕산 줄기 남쪽으로 높이 530m의 관주산, 740m의 성지산, 그다음에 비들재(鳩峴)가 있고 그 남쪽의 350m 높이인 고깔봉으로 고산준령으로 이어진 산이 바로 비슬산이다. 비들재는 지금은 말흘리나 퇴천리에서 옥천리로 넘어가는 고개 이름으로 옥천마을 서쪽에 있는 산의 고갯길이다. 오래전부터 길이 넓어 창녕장으로 내왕하는 장길이기도 하였다.
<창녕군지명사>(p207) “창녕읍 옥천리” ‘비들재 일대의 골짜기들‘ 항에,
비들재는 옥천마을 앞에서 서편으로 창락, 말흘리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이곳에서는 비슬산이라 불러 비둘기보다는 닭의 볏(鷄冠)처럼 찌삣찌빗(쭈뼛쭈뼛의 이곳말)하게 생겨 비슬산이라 한다. <볏>을 이곳에서는 벼슬, 비슬 등으로 말한다.
또 “말흘리”나 퇴천리에서도 비들재를 비슬산이라 하는데 톱니처럼 생긴 산이라 해서 벼슬→비슬→비들 등으로 변한 것으로 말한다.
그러나 신돈의 일로 인하여 옥천사가 철저하게 흔적없이 훼철(毁撤)되었으니 자연히 사람들이 옥천사나 비슬산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리고 멀리하게 되고 오랜 세월이 흐름에 따라 비슬산이란 산 이름조차 세인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거나 왜소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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