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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 굽이 돌아가는 길

by 남전 南田 2025. 1. 31.

♥ 박노해 / 굽이 돌아가는 길  ♥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박노해 시인의<굽이 돌아가는 길> 전문--
https://youtu.be/w6p0QM-NaN4?si=1Sw6oJCKRydnyUl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