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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스크랩] 김현우님의 `그늘의 종언`을 읽고

by 남전 南田 2016. 8. 1.




김현우님의 그늘의 종언을 읽고

 

러시아워나 매직아워, 골든타임 등은

단위 시간당 일어나는 사건이나 현상 혹은 어떤 가능성이

월등하게 밀집되어 있는 특정 시간대를 말함일 것이다.

우리네 인생에서도 매직아워나 골든타임은 바로 청춘이다.

수많은 문학적 소재로서의 인생은 바로 이 청춘이 거의 차지하고 있다.

간혹은 노년의 쓸쓸함이나 허무를 다룬 소설이 없지는 않겠지만

거의가 빛나는 시기인 청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에서처럼

청춘을 벗어난 인생은 언급될 비중을 잃어버리는 느낌이다.

시청률을 먹고사는 드라마에서는 20대가 주인공이고

5~60대는 당연히 주변인물로 등장할 따름이다.

간혹은 6~70대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있긴 하지만

그것 역시 젊은 시절의 반추가 주조를 이룬다는 점에서

노년을 정면으로 다룬 드라마는 흔치 않다.

그런데 김현우님의 그늘의 종언

거의 전부가 노년의 생활상이 주조를 이룬다.

작심하고 노후상을 그리고 있는 소설집이

그늘의 종언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그렇다고 정식으로 노인문제를 의제로 설정한 소설도 아니다.

살아온 주인공들을 흐르는 강물처럼

객관적으로 관조할 뿐인데도 묘하게도

깊고도 안타까운 울림을 안겨준다.

마산의 석전동을 무대로 청춘을 소진한 인물들의

현재상을 담담하게 그려냈을 뿐인데도

대한민국 노년층의 최소공배수와 최대공약수를 암시하고 있다.

이것은 단지 김현우님이 석전동 노인들을 관망만 한 결과가 아닐 것이다.

한데 어우러지지 않고서는 도출해낼 수 없는 경지로 보아진다.

그늘의 종언을 읽는 동안 작가 김현우님이

석전동 노인들과 함께 마신 자판기 커피 잔이 몇 잔인지 느껴질 정도였다.

결코 글감 취재차 어울림이 아닌

진정한 이웃으로 살아온 생활의 체취가 물씬물씬 풍겨져 나온다.

노년의 적막함

노년의 암담함이 이어지는 ‘그늘의 종언에서

갑자기 대반전을 만나는 바람에 깜짝 놀라게 되는데,

Part 5 사슬-그 여름의 묵계(黙契)이다.

중편 분량이지만 욕심 같아선 장편으로 꾸몄으면 싶었다.

현대사의 그늘은 반드시 양지로 불러내어

그 음습한 습기를 바짝 말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진정 그 여름의 묵계(黙契)로 남겨둘 일이 아닐 것이다.

 


출처 : 창녕문협
글쓴이 : 신재욱 원글보기
메모 : 신재욱 작가는 예전 남지 동포동 우리 집 골목으로 들어가는 곳 첫집 신흥양복점이 있엇는데 그 집 아들중 한 사람이다. 지금 부산에서 살고 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