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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야기

[스크랩] 장례- 매장과 화장

by 남전 南田 2009. 6. 18.

 

청계천에서

 

장례- 매장과 화장

 

요즘 장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듯합니다.

하나는 고인의 시체를 땅에 묻는 매장이요 또 다른 것은 화장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장을 선호하고 화장은 꺼려서 화장하는 빈도가 그리 높지 않았지요. 그러나 요즘 화장하는 것이 늘어나면서 장례 예절에 상당한 변화가 왔습니다.

 

매장 또는 생장(生葬)을 할 경우는 산천에 시체를 묻는 것을 안장(安葬)이라 하면서 보통 문상객이 묘지를 쓸 산천이나 공원 묘원 까지 상여나 영구차를 따라가는 것이 예의입니다. 왜냐하면 안장하는 것 까지 장례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떠나보내는 고인과의 작별이나 상주에 대한 문상 등등의 장례 절차가 남아 으레 무덤 속에 곽이 들어가는 하관(下官) 순서가 끝나야 일반 조문객도 집으로 돌아 갈 수 있지요.

매장된 무덤은 그 후로 자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해 옵니다. 그래서 명당자리를 찾게 되고 길흉화복을 점치며 무덤을 돌보기를 생전과 다름없이 정성을 다해 벌초하고 성묘하는 것이 후손된 예의입니다.

 

그러나 화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화장장에 가서 화장을 하고 나면 문상객들은 그 자리에서 돌아갑니다. 그것은 화장으로 장례절차가 끝났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가족들만 화장한 뼛가루를 들고서 납골당에다 두든 뼛가루를 산이나 강에 뿌리든 화장장 쓰레기통에 버리든 상관없습니다. 뼛가루를 상자에 담아 납골당에다 두는 것은 안치(安置) 또는 봉안(奉安)이라 하는데 그것은 매장 때와 다름을 반증하는 말이지요.

납골당에 봉안하는 것은 명당을 찾아 무덤에 매장해 오던 전통을 이어 고인을 잊지 않기 위한 현대적 방법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무아래나 평평한 잔디밭에 뼈를 묻고 자연장이니 수목장이니 하는 것은 납골당과 달리 더더욱 자연친화적인 새로운 풍속이라 할 것입니다. 그럴 때 매장할 때와는 달리 명당이니 어쩌니 하는 전래 속설들과도 상관이 없어져 버립니다.

 

최근 분묘를 파 화장하는 집들이 늘어났습니다. 이때도 유골은 또 다른 묘지로 옮겨 조성하는 이장(移葬)과는 달리 화장을 하면 이는 곧 전통적인 장례절차를 따르지 않아도 됩니다.

분묘를 파서 유골을 화장하고 나면 후손들에게 나쁜 일도 뭣도 없다고 합니다. 이장을 했을 경우는 풍수쟁이 말대로 뫼 자리가 좋니 좌향이 어떻니 하는 걸 거론할 수 있을지 몰라도 화장을 했을 때는 그것과 아무 상관없어져 버린다는 겁니다.

화장을 한 다음 뼛가루를 땅에 도로 묻는 것은 후손들이 여러 수십 명 살아 있는데 남 보기도 그렇고 또 묘사도 지내왔으니 섭섭할 경우 평평하게 잔디밭을 만들고 뼛가루를 납골당 대신 거기에다 봉안하면 좋은 방법이니 그렇게 한 것이지 그것이 이장이나, 장례절차이기 때문에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화장을 하기 때문에 날을 받을 필요도 없고 앞으로 나쁜 일도 좋은 일 하고도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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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洛浦와 함께
글쓴이 : 낙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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