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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종 시인은 나와 동향으로 부곡온천으로 소문난 곳 창녕 부곡이 고향이다. 그는 고위공무원 출신으로 경남예술회관장을 정년퇴임하고서 1994년 고향 부곡면 구산리 강태골이란 산골로 돌아와 단감농장을 한동안 했다. 직접 땅을 파고 감나무 가지를 전정(剪定)하고 가을이면 단감을 땄다.
내가 그를 알게 된 것은 2000년 시와 산문이 실린 『학포 성기종 시·산문집』을 도서출핀 경남에서 발간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그 해 가을에 <작은문학>에 시를 발표하는 했는데 내가 먼저 연락해서 창녕문협에 입회하기를 권했고 그는 두말 않고 흔쾌히 승낙했다. 그런데 창녕문협 회원들과 입회 첫 인사를 나누기로 하고 부곡에서 모임을 갖기로 했는데 그날 나타나지 않은 것이었다. 조금 늦어서야 그의 친척분이 <시·산문집>을 가져와서는 그가 뇌졸중으로 어제그제 쓰러져 병원에 입원중이라 했다.
다행스럽게도 경하게 온 것이라 예후가 좋아 얼마 지나지 않아 퇴원을 했고 간혹 안부전화를 하면 부곡에 꼭 놀러 오라고 했었지만 가지를 못했다. 그 시절 나는 막 문을 열었던 경남문학관 사무국장 일을 맡아 정신이 없었다. 사실 성 시인의 단감농장이 있는 동리에는 내 큰 생질서(甥姪壻)가 사는 곳이라 잘 아는 곳임에도.
그 후 성 시인은 2004년 재발하여 그만 고향의 단감농장 생활을 접고 창원으로 이주했고 건강이 회복되자 본격적인 시 공부를 하면서 내가 근무하던 문학관 행사에도 자주 나와서 만나게 되었다.
그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다. 그렇지만 시작에 대한 열의는 불같이 타 올라 노익장을 과시한다. 2005년 4월에 시집 <나의 낙동강>‘경남시인선 98’을 도서출판 경남에서 냈는데 2009년 3월에 시집을 냈으니 말이다.
나도 기도한다. 그가 몸이 편찮은 것이 10년이 넘는다. 그 동안 그는 시를 붙들고 살면서 몸의 불편을 감내해 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시심 깊은 시를 쏟아내기를 기원한다.
* 2009년 3월 24일, 111면
* 발행처 도서출판 경남, 값 8,000원
그의 시 한 편을 감상해 보기로 한다.
늦가을
질 낙엽이
쓰레기 같다
그루터기와 까치밥이
하늘을 이고 있다
노란 은행잎이
삭풍에 나부낀다
더럼이
만추의 모습이다.
노추와 같이
쭈그졌다.
(시인소개)
성기종 : 1932년 경남 창녕 출생,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 졸업,
2000년 <성기종 시·시문집> 발간, 2005년 한울문학 시 신인상 수상,
시집 <나의 낙동강> 등,
창원문협, 경남문협, 한국문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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