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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에서 시를 쓰고 있는 옥영숙 시인의 첫 시집 <사라진 詩>(고요아침)를 읽는다.
“걸어서 닿을 수 없는 이 길을
잠들어서 꿈에서도 걸어가고 있다”
라고 ‘시인의 말’에서 밝혔듯이 옥 시인은 시조 쓰기를 잠결에서도 꿈결에서도 놓지 않고 있는 듯 하다.
제1부 <한 마디>에 ‘환절기’ 등 16편을,
제2부 <기억의 저편>에 ‘건널목에서’ 등 17편을,
제3부 <동백꽃 그늘>에 ‘동백꽃 그늘’ 등 16편을,
제4부 <마지막 유배지>에 ‘폐쇄된 섬’ 등 16편의
시조를 발표하고 있다.
이지엽(시인, 경기대 국문과 교수) 님이 쓴
‘사람과 서정으로 풀어낸 예리한 시적 상상력’ 이란 제목의 해설을 읽으면
‘옥영숙 시인의 큰 장점은 뛰어난 서정성을 지니고 있다’고 했으니 그의 시 세계를 잘 알 수 있다.
그러니 내가 더 첨언한다면 옥 시인에게 덤터기가 될 터이니 그만 두고 시를 천천히 음미하며 잘 읽었다는 말만 하고,
내가 평소 좋아하는 꽃 능소화를 제목으로 쓴 시조가 있어 올려본다.
* 2009년 9월 28일 발행, 111면
* 펴낸곳 : 도서출판 고요아침, 값 8,000원
능소화
몸담았던 선왕을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
후궁으로 접한 길은
점점 지워져가고
두 귀와
발목 저리도록
편전으로 깨금발 했다
하룻밤 연정이 남긴
어른대는 곤룡포는
깊은 늪의 아득한 신기루로 손짓해
목숨의 한 점 끝까지
첩첩 채워 넣는 그리움
봉할 수 없는 슬픔이
이승의 짐을 벗고
내세(來世)에 소리치며 걸어가는 트인 길은
담장을 봉수대 삼아 봉홧불을 지핀 것이다
(시인소개)
옥영숙 :
시조시인,
경남 마산 출생,
200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2001년 열린시학 신인상 수상
시집 <사라진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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